[이뉴스코리아 박은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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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뉴스코리아 박은혜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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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5.0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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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롤린스카 의학원의 한스 로슬링 교수는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통계학자이자 보건학자이다. 그는 2012년 타임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뽑힌 바 있고, 세계적으로 빅데이터를 가장 잘 활용하는 학자 중 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는 세계 인구변화의 과거와 미래에 대한 분석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접어든 우리가 들어볼 만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그가 한국사회를 글로벌한 시각에서 예측하기 위하여 제시하는 키워드는 ‘사람’이다. 여기서 사람이란 인구의 숫자를 의미한다. 인구의 변화를 연구하는 데모그라피(Demography)는 우리가 살아가는 또한 살아갈 세계를 이해하는 매우 중요하고도 상당히 예측 가능한 열쇠를 제시해준다. 왜냐하면 미래에 관한 다양한 주제들 중 인구만큼 우리가 잘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나 질병, 안보는 불과 몇 년 앞을 예측학가 쉽지 않다. 하지만 인구의 경우는 다르다.

중국에서 처음으로 인구 센서스가 실시된 것이 1958년의 일이었다. 그 당시 인구학자들은 중국의 자료를 바탕으로 2000년대의 인구를 예측했는데, 결과는 오차범위 3% 이내였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엠마누엘 토드는 미소냉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에 소련의 몰락을 예측했다. 아무도 소련이 망할 것이라 감히 예상하지 못했던 그 시기에 그가 그러한 예측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소련의 인구에 대한 연구 덕분이었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의 미래를 궁금해 하지만, 인구만큼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없다. 또한 인구에 대한 정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예측하기 위한 지름길을 제공해 준다.

2000년대에 접어들어 전 세계 인구를 70억으로 잡았을 때, 유럽-아메리카-아프리카-아시아의 인구는 각각 10억, 10억, 10억, 40억이다.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아시아에 살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유럽과 아메리카의 인구는 증가를 멈출 것이다. 대신 아시아는 지금보다 10억이 증가할 것이지만 인구증가율은 급감할 것으로 예측된다. 반면에 아프리카 인구는 지금보다 2배로 증가할 것이다. 지금 아프리카 인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50년 전 아시아에서 벌어졌던 것이다. 인구의 급증이라는 현상은 유럽에서 아메리카로, 이어서 아시아에서 아프리카의 순서로 단 한 차례씩만 진행되고 있다. 2100년이 되면, 아시아의 인구 증가도 멈출 것이다. 대신 아프리카는 2050년보다 다시 2배가 증가한다. 그리고 인구증가율도 그제야 급감할 것이다. 결국 세계 인구는 110억을 기준으로 급격한 인구성장을 마칠 것으로 예측된다. 그 뒤로는 조금씩 감소하든 조금씩 증가하든 정체 상태가 지속될 것이다.

보통 우리는 서유럽과 북아메리카를 일컬어 서방세계라고 부른다. 서방세계의 인구는 50년 전 세계 인구의 1/3을 차지했다. 그러나 이제는 이제 10% 이하로 줄어들었다. 세계의 중심은 더 이상 북대서양이 아닌 셈이다. 반면 아시아와 아프리카에 전 세계 인구의 80%가 살게 되었다. 아시아와 아프리카가 세계의 성격을 정의할 것이고, 서구는 비주류가 될 것이다. 이미 전 세계 GDP의 과반 이상이 비서구권에서 발생하고 있다. 우리가 글로벌한 차원에서 산업의 문제를 고민할 때, 이러한 인구학의 결과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될 요소이다. 왜냐하면 인구 분포의 결과는 단지 인구 분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래 세계의 성격 자체를 뒤바꿔 놓을 것이기 때문이다.

출산율도 매우 중요한 지표다. 1800년대에는 여성 한 명이 거의 6명의 아이를 낳았다.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 세계 여성의 1인당 출산율은 5명이었다. 하지만 50년이 지난 현재 세계 평균은 2.5명이다. 아주 짧은 기간 동안 급감한 셈이다.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일부의 출산율은 이미 1명대를 기록하고 있지만, 아프리카가 4.5명인 까닭에 전체 평균이 유지되고 있다. 출산율의 하락 역시 유럽, 아메리카, 아시아, 아프리카의 순서로 이어질 것이다.

한국의 경우 1950년대 출산율이 6명이었다. 그중 평균 5명이 생존했다. 덕분에 한국의 인구는 급속히 증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출산율이 점차 급감하면서 이미 1990년대에 서구 국가들의 수준으로 떨어져 지금은 1명에 가까울 정도로 낮아졌다. 한국의 출산율 하락 속도는 세계 역사에서 유래가 없던 수준이라고 평가된다. 그러나 물론 인구 감소로 인해 한국인이 장래에 사라지는 일은 결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향후 세계 인구는 40억 가까이 더 증가할 것인데, 이는 물론 새로 태어나는 아동의 증가가 아닌 거의 전적으로 성인 숫자의 증가로 인한 것이다. 아동의 증가는 거의 없고 성인만 40억 가량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과연 이것이 가능할까? 하지만 성인의 숫자가 급증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만 봐도 충분히 이해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고령화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수명의 증가 때문이 아니다. 아동의 증가 없이 성인의 인구가 증가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성인보다 아동 숫자가 더 많은 지역에서 아동 숫자와 성인 숫자의 차이만큼의 성인 숫자가 채워지기(Fill-Up) 때문이다. 필-업이 완성되면 수명의 증가와는 무관하게 전 세계에 걸쳐서 인구 증가는 정체될 것이다. 아마도 필-업에 소요되는 시간은 앞으로 길어야 70-80년일 것이다. 이 기간 동안에는 출산률이 1명이더라도 인구는 증가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미래에 한국의 인구는 어떻게 될까? 로슬링 교수의 예측은 다소 낙관적이다. 현재 한국의 출산율 저하는 특이한 현상이 아니다. 일본, 대만, 태국, 심지어 중국도 출산율은 우리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오늘날 전 세계 주요 대도시의 출산율은 대륙에 상관없이 2명 남짓이다. 그런데 흥미로운 점은 북유럽이나 서구 국가들의 출산율이 경제적 성공을 거둔 아시아 국가들보다 오히려 높다는 사실이다. 아시아나 아프리카 대도시의 출산율은 서유럽의 출산율보다 더 낮다. 가령 에티오피아 수도의 출산율이 스웨덴 수도의 출산율보다 낮은 상황이다. 왜 그럴까? 로슬링 교수는 경제적, 문화적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여성들에게 전통적 가치에 기반을 두고 주어진 과중한 책임이 이러한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한국사회가 여성문제에 대한 괄목할 만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다면 다시금 출산율이 서유럽 수준으로 다시 증가할 수 있으리라고 평가한다. 물론 한국에서도 싱글맘에 대한 인식의 전환을 포함하여 여성문제에 대한 전향적인 변화가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부족한 현실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이러한 변화에 적응할만한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믿는다.

한국이 보여주는 통계의 변화는 놀라울 정도다.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많은 국가들에서 한국의 통계를 연구한다고 한다. 과연 인구 문제에서 우리는 과거에 그래왔듯이 다시금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 문제야말로 4차 산업혁명의 미래를 고민하는 많은 이들이 그동안 잘 돌아보지 않았던 매우 중요한 사각지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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