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금 돌려달라" 1만명 서명에도 팔짱 낀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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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금 돌려달라" 1만명 서명에도 팔짱 낀 교육부
  • 김덕원 기자
  • 승인 2021.03.24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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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등록금반환운동본부에서 활동 중인 대학생들이 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2021 코로나 대학생 피해 사례 증언 대회'에서 정부와 대학의 등록금 반환 논의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1.3.18/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장지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서 대학생들의 등록금 반환 요구가 거세지만 대학들은 재정난을 호소하며 난색을 표하고 정부도 지난해와 다르게 예산 지원에 미온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정부와 대학들은 등록금 반환 요구가 원격수업의 낮은 질 문제에서 비롯된 만큼 수업 인프라·콘텐츠 확충을 통해 해결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대학생들은 원격수업 '강의 재탕' 등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어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전대넷)는 신학기 개강일인 지난 2일부터 진행하고 있는 '2021 등록금 반환 및 등록금 부담 완화 요구 온라인 서명운동'에 전날(21일)까지 1만1000여명이 참여했다고 23일 밝혔다.

이해지 전대넷 집행위원장은 "전국 290개 대학을 상대로 등록금 반환 계획을 조사했는데 전체의 96%가 아예 응답을 하지 않았다"며 "올해들어 등록금 반환 계획을 밝힌 대학은 13곳 정도에 불과해 200곳 넘게 등록금 반환을 결정했던 지난해보다 대폭 준 상황"이라고 말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소속 이은주 정의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에는 12월 기준으로 234개 대학(전문대 포함)이 특별장학금 지급 등 방식으로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일부 반환했다. 반환 금액 합계만 2227억원에 달했다.

올해는 등록금 반환을 결정한 대학이 대폭 줄었다. 숭실대·고려대·연세대 등 일부 대학이 특별장학금 지급 계획을 밝혔지만 대학가 전반으로 퍼져 나가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학가에서는 외국인 유학생이 급감하고 비학위과정 운영을 비롯한 수익 사업이 크게 위축된 데다 원격수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대규모 투자가 이뤄져 등록금 반환 여력이 없다는 목소리가 크다.

정부의 재정 지원까지 줄어들면서 곳간을 여는 것이 더 어려워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1000억원을 확보해 등록금 감면을 위해 자구노력한 대학에 '비대면교육 긴급지원금'을 교부했다. 특별장학금을 지급하면 원격수업 기자재 구입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예산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등록금 반환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만 교육부가 올해 국회에 건의한 1646억원 규모 추경안에는 등록금 반환을 위한 간접지원 예산이 빠져 있어 정부가 대학생들의 고통 분담을 위한 노력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이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에 (등록금 간접지원 관련) 예산이 없다"며 "올해도 학생들이 강의의 질과 학교시설 이용 등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질 텐데도 정부가 무심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등록금 반환 간접지원' 명의로 추경에 1000억원을 반영하는 증액 의견을 내놓은 상태다. 지난해처럼 정부 지원을 통해 대학의 등록금 반환을 유도하자는 취지다.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예결위에서 (등록금 반환 대학 간접지원)에 대한 예산 반영 여부가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고등교육법이 개정되면서 학교와 학생이 감염병 유행 등 재난 상황에서 등록금을 논의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했기 때문에 감면 여부도 자율적으로 논의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교육부의 추경안에 등록금 반환 관련 예산은 포함되지 않았지만 부모의 실직·폐업 등으로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하기 위한 맞춤형 국가장학금 지원 예산 250억원이 포함됐고 대학 비대면 수업콘텐츠 개발 지원 예산도 400억원 이상 편성했다"고 덧붙였다.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정부가 등록금 반환을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다.

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에 재학 중인 이민지씨(21·여)는 "지난해 촬영한 강의 동영상을 올해도 그대로 재사용하는 교수님들이 있다"며 "학교는 원격수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하지만 체감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숙명여대 화공생명공학부에 재학 중인 권민주(20·여)씨도 "작년에 촬영한 강의 동영상을 재탕하는 교수가 한두명이 아니라는 이야기가 돈다"며 "대면수업과 비교해 질 낮은 수업을 들으면서 학교 시설도 마음껏 이용하지 못하는 상황인 데도 등록금은 똑같이 내는 상황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해지 전대넷 집행위원장은 "학생이 학교와 등록금 책정을 두고 협상을 진행할 길이 열렸다지만 감면은 의무가 아니기 때문에 유명무실하다"며 "고등교육기관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는 교육부가 적극 나서 등록금 반환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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